결과의 39%는 유형 매칭이 아니었다: SBTI 7,152회 집계와 알고리즘 구조 분석
지난 7,000명 집계 글에서는 어떤 유형이 많이 나오는지를 순위로 정리했습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들어가서, 그 순위가 왜 그렇게 나오는지를 채점 알고리즘 단계별로 분해했습니다. 기준 시점은 2026년 8월 11일, 누적 참여 7,152회이고, 원본 집계는 공개 집계 엔드포인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숫자는 매일 조금씩 달라집니다.
미리 밝혀 둘 점이 있습니다. SBTI는 표준화된 심리검사가 아니라 오락형 테스트이고, 아래 수치는 "사람들의 성격 분포"가 아니라 "이 사이트의 채점 규칙이 답변을 어떻게 분류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두 가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1. 7,152회 중 39%는 25개 유형 매칭 결과가 아니다
SBTI 결과는 세 갈래로 나뉩니다. 히든 트리거로 즉시 배정되는 CHEERS, 어떤 유형과도 충분히 가깝지 않을 때 배정되는 HHHH, 그리고 나머지 25개 유형입니다. 실제 비중은 이렇습니다.
| 결과 갈래 | 건수 | 전체 대비 | 배정 방식 |
|---|---|---|---|
| CHEERS (알코올러) | 1,532 | 21.4% | 히든 트리거 — 채점 건너뜀 |
| HHHH (ㅋㅋㅋ러) | 1,256 | 17.6% | 매칭률 60% 미만 폴백 |
| 나머지 25개 유형 | 4,364 | 61.0% | 15차원 패턴 최근접 매칭 |
즉 결과의 약 39%는 "당신의 답변 패턴에 가장 가까운 유형"이라는 문장이 성립하지 않는 결과입니다. 이 사실은 결과 화면만 봐서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여기서 분명히 적어 둡니다.
2. CHEERS는 채점을 통과한 결과가 아니다
테스트의 마지막 31번 문항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 히든 문항입니다. "하루가 끝난 뒤 은신처에서의 행동"을 묻고, 세 선택지 중 술과 관련된 선택지를 고르면 앞의 30문항 점수와 무관하게 CHEERS가 배정됩니다. 나머지 두 선택지를 고르면 정상 채점으로 넘어갑니다.
이 선택지를 고른 사람이 1,532명, 즉 참여자의 21.4%였습니다. 지난 집계 글에서 CHEERS가 "가장 많이 나온 유형 1위"로 잡혔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단일 문항의 선택 하나가 다른 30문항 전체를 덮어쓰기 때문입니다. 순위표에서 CHEERS를 다른 26개 유형과 나란히 두고 읽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3. 채점 대상 5,620명 중 22.3%는 어떤 유형과도 60% 이상 가깝지 않았다
CHEERS를 제외한 5,620명은 정상 채점을 거칩니다. 15개 차원의 H/M/L 패턴을 25개 유형의 기준 패턴과 비교해 유클리드 거리가 가장 짧은 유형을 고르고, 그 거리를 0~100% 매칭률로 환산합니다. 매칭률이 60%에 못 미치면 어떤 유형도 배정하지 않고 HHHH로 보냅니다.
여기에 해당한 사람이 1,256명, 채점 대상의 22.3%였습니다. 네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27가지 중 딱 맞는 게 없었다"는 판정을 받은 셈입니다. 이건 답변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25개 기준 패턴이 15차원 공간을 촘촘하게 덮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 결과입니다.
4. 무작위 답변 30만 회와 비교해 보면
그렇다면 이 쏠림이 참여자들의 실제 성향 때문인지, 아니면 알고리즘 구조 때문인지 어떻게 구분할까요. 사이트에서 쓰는 채점 코드를 그대로 사용해, 모든 문항을 무작위로 고른 가상의 답변 30만 건을 돌려 봤습니다. 여기엔 성향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으므로, 나온 분포는 순수하게 알고리즘의 성질입니다.
| 결과 | 무작위 답변 30만 회 | 실제 참여자 5,620명 |
|---|---|---|
| HHHH (매칭 실패) | 44.7% | 22.3% |
| OJBK (뭐든괜찮아) | 23.1% | 24.6% |
| FAKE (변신러) | 7.1% | 2.3% |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실제 참여자의 매칭 실패율은 무작위의 절반입니다. 44.7% 대 22.3%.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찍었다면 절반 가까이가 폴백으로 갔을 텐데, 실제로는 그 절반만 갔습니다. 답변에 일관된 방향이 있다는 뜻이고, 오락형 테스트치고는 나쁘지 않은 신호입니다.
둘째, OJBK 쏠림은 성향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무작위 23.1%, 실제 24.6%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OJBK의 기준 패턴은 15개 차원이 전부 M인 정중앙 좌표라서, 애매하게 흩어진 답변 대부분이 이쪽으로 끌려옵니다. 그러니 OJBK가 나왔다는 것은 "당신이 무던한 사람"이라는 뜻이라기보다, 답변이 어느 극단에도 몰리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5. 차원별로는 어디가 높게 나올까
25개 유형에 매칭된 4,364명을 각 유형의 기준 패턴으로 되돌려, 15개 차원별 H/M/L 비중을 계산했습니다. H 비중이 높은 순서와 낮은 순서는 이렇습니다.
| 차원 | H | M | L |
|---|---|---|---|
| 사교 주도성 (So1) | 41.5% | 51.7% | 6.8% |
| 자아 명확성 (S2) | 39.5% | 47.3% | 13.3% |
| 규칙 유연성 (A2) | 38.7% | 52.0% | 9.3% |
| 감정 투입도 (E2) | 22.9% | 58.5% | 18.5% |
| 표현 진실성 (So3) | 21.2% | 60.4% | 18.4% |
모든 차원에서 M이 절반 안팎을 차지합니다. 앞서 본 OJBK 쏠림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눈여겨볼 것은 사교 주도성의 L이 6.8%로 유난히 낮다는 점인데, 이건 "SBTI 참여자는 외향적이다"라는 결론이 아니라 25개 기준 패턴 자체에 사교 주도성이 L인 유형이 적게 설계되어 있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유형 패턴이 만든 편향이 집계에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6. 이 집계에서 하면 안 되는 해석
- 일반 인구로 확장하지 마세요. 무작위 표본이 아니라 친구 공유를 타고 들어온 자기선택 표본입니다.
- 차원 분포를 답변 분포로 읽지 마세요. 5번 표는 실제 응답값이 아니라 배정된 유형의 기준 패턴을 되돌린 값입니다. 원본 답변은 서버에 저장하지 않습니다.
- 중복 참여가 섞여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여러 번 검사한 결과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 검증된 척도가 아닙니다. SBTI는 신뢰도·타당도를 검증한 도구가 아니므로, 분포 자체도 일반화 가능한 결론이 아니라 운영 기록입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HHHH가 나왔는데 잘못 답한 건가요?
아닙니다. 25개 기준 패턴이 15차원 공간을 다 덮지 못해서 생기는 결과이고, 채점 대상의 22.3%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답변의 문제가 아니라 유형 목록의 해상도 문제에 가깝습니다.
Q. 다시 하면 다른 유형이 나오는 이유도 이것 때문인가요?
상당 부분 그렇습니다. 차원 하나가 M에서 H로 바뀌는 데 필요한 점수 차이는 1점이고, 매칭률이 60% 언저리라면 그 1점이 유형을 바꿉니다. 자세한 내용은 결과가 바뀌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Q. 이 숫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나요?
누적 집계는 공개 엔드포인트에서, 유형별 실시간 비중은 27가지 유형 도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숫자는 2026년 8월 11일 스냅샷입니다.
Q. 채점 규칙 전체를 볼 수 있나요?
검사 방법과 한계 페이지에 31개 문항이 15개 차원으로 정리되는 과정, 점수 구간, 60% 폴백 기준까지 공개해 두었습니다.
내 결과는 어느 갈래였을까? 결과 화면에는 매칭률이 함께 표시됩니다. 60%에 가까웠다면 위에서 설명한 경계선에 있었다는 뜻입니다.